18. 불길한 예감은 왜 항상 틀리지를 않나 한적하고 나른한 오후. 바깥에는 여전히 빗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영화라도 보자면서 조잘조잘 거리던 피터는 언제 잠이 들어버린 건지 옆에서 세상 모르게 자고 있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이 든 모양이다. "Kid." "……." "피터." "……." 자느라 바쁘기도 하지. 자신의 비싼 시간을 가져놓고도 ...
17. 왜 안돼 "Pete, 이제 일어나." "으음..." 무뚝뚝한듯 하면서도 다정함을 담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도 잠에서 다 헤어나오지 못한 피터가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깜빡 잠들었나보네. 식사를 마친 후에 나른했던 모양이다. 그럴만도 하지. 밖에 비는 내리고, 배는 부르고 등은 따뜻한데다가 누군가의 한 마디 덕에 온 몸의 긴장이 ...
16. 비는 내리고 "하아…." 집 앞에 도착한 피터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트렸다. 어떡하죠…스타크씨?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흠뻑 젖어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봐도 우스울 정도인 것이 그렇게 묻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혹시 어디가서 옷입고 샤워하셨어요? 밖에 나가기만 했을 뿐인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과 하늘에 구...
15. 좋으면 됐지 지금 이 상황은 잠이 덜 깼던가 혹은 자신이 미쳤다던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 귀에 들려오는 말이 좋아해요, 따위 일리가 없지. 연달아 누적된 피로로 인해 뇌가 사고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른게 분명하다. 과로사 하기 직전에 보이는 환상, 뭐 그런 거라던가. 그러나 제 손에 느껴지는 말랑한 팔은 분명 피터 파커의 것이 맞...
늘 똑같은 하루.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얼굴. 토니는 오늘 그 모든게 지겨웠다. 그 사랑해 마지않던 피터 파커 역시도.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기 마련이다. 한 번쯤은 모든 걸 놔버리고 싶을 정도로의 지루함을 누구나 느낄 때가 있는 법이다. "토니!" 피터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래, 어제까지는 아마도 저 얼굴을, 목소리를. 그의 모든 것을 사랑했을...
14. 사랑은 알콩달콩이 제맛 눈을 뜬 채로 꿈을 꾼다면 이런 기분일까? 지금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꿈만 같다. 그러다가도 제 볼에 느껴지는 얼얼한 통증은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알려주고 있다. 토니 스타크, 엊그제 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던 그 이름이 제 핸드폰에 소중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밑에 적힌 연락처도 함께. 이 번호를 아는 사람...
'싫어.'어제 토니가 자신한테 한 말이다. 벌써 그에게 고백한게 6번째고, 거절의 말을 듣는 것 역시 6번째다. 10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한다지만 그것 역시 다 옛말일뿐, 늘 받아줄 것처럼 굴다가도 막상 기대하고서 그에게 고백하면 싫다는 대답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런 삽질을 여태까지 총 6번 했다는 소리다. "하아…." 어제 또 한 ...
토니가 피터와 사귀게 된지 이틀째가 된 날의 일이다. "Kid,오늘 저녁에 시간 돼?" "네네!! 물론요,당연하죠!!" 단 1초도 고민하지 않는 빠른 대답이 꽤나 마음에 든 건지, 토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물론 지금은 사귀는 사이라고 하지만 그가 먼저 피터의 스케줄을 묻는 일은 흔치않았다. 언제나 안달나있는 쪽은 자신일게 분명하니까. 지금 한 번 거...
13. 네, 실화입니다 토니 스타크의 표정이 몹시 이상하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그 표정에 피터는 직감한다. 아, 망했다. 아무리 급했어도 이런 방식으로 하는게 아니었는데. 며칠 몇 시간동안이나 고민해왔던 제 첫 고백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줄은. 그러나 후회해본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벌써 해버린 말은 그의 귀로 들어갔고 표정으로 그 답이 나왔...
12. 사랑을 하면 다 바보가 되니까 요즘따라 주변의 시선이 조금 이상하다. 대놓고 표시하는 정신나간 인간은 없지만. 소문이라는 것만큼 빨리 움직이는게 있을까? 덕분에 출처도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 제 귀에 하나씩 쏙쏙 꽂히더란다. 예를 들면 토니 스타크가 죽을 때가 다 됐다 이런거. 그런 말이 돌았던 이유도 하나같이 어이없는 것들 뿐이었다. 왜 이렇게 자주...
11. 토니 스타크는? 피터는 이틀 정도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버린 그 순간부터 머리 속이 온통 뒤죽박죽이었으니까. 그러나 결론만큼은 확실하게 나있는 상태다. 피터 파커는 토니 스타크를 좋아한다. 그 사실만큼은 바뀌지 않았다. 제 아무리 부정하려한들 쿵쾅거리며 뛰어오는 심장은 여느 때보다도 확실하게 감정 표현을 하고 있었기에. 바보가 아니고서...
10. 그런 걸 사랑이라고 한단다 지금 피터 파커의 기분은 약간 이상한 상태다. 행사는 무사히 끝났고 네드는 원하던 싸인을 얻었다. 피터 자신도 마찬가지로 돈주고도 하기 어려운 진귀한 경험을 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묻는다면 그거다. 뭐라고 할까,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런 마음을 뭐라고 정의를 내려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거다. 토니를 볼 때마다 ...
@San_Y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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